SBS에서 방송됐던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웃찾사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개그맨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언밀히 따지면 일자리를 잃은 건 아니고 다들 각자 살 길을 찾아서 삶을 살고 있다.
개그콘서트는 KBS 개그맨들이 장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고 다른 개그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 또한 출연이 쉽지 않다.
대학로에 웃찾사 전용관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TV가 아닌 무대에서 개그를 계속 하는 개그맨 들이 있고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에 출연했던 개그맨들 모두가 무대에 설 수 있는 건 아니고 그곳도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선배 개그맨이나 공연 기획을 하는 기획자 에게 점검을 받고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코너를 골라 하는 걸로 아는데.. 그만큼 입지가 좁아졌고 힘들다고 볼 수 있겠다. 그게 아니면 각종 이벤트나 행사 등을 통해 활동을 한다.

 <웃찾사 개그맨에서- 이상한나라의엘리스>에서 카드여왕, 역을 맡은 개그맨 권혁진씨 인터뷰
 “안녕하세요? 이상한나라의 엘리스 카드여왕 역을 맡은 개그맨 권혁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10월 8일부터 목동엔젤씨어터극장 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권혁진씨(30)와 인터뷰를 가졌다. 진실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개그맨이라고 지인들의 소개가 기억이 났다. 무대의 활기차고 씩씩한 모습 대신 차분하고 진지한 배우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재 공연 중에 있는 이상한나라의 엘리스는 원작인 엘리스 어드벤처서 언더그라운드 각색해 무대에 올린 연극이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해 주세요.
“저는 권혁진이구요, 나이는 30살 이구요. 서울예종을 졸업하고 개그맨이 되려고 대학로에서 활동 하던 중 웃찾사 개그맨 시험을 통해 방송출연하고 있다. 웃찾사가 폐지되면서 연극무대로 오게 되었습니다.

 -이상한나라의엘리스 극 중 맡은 역할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이상한나라의엘리스 ‘동화’를 소재로 한 ‘연극’이에요. 권혁진은 극 중 역에서 ‘카드여왕’으로 나와요. 권혁진이란 개그맨은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항상 밝게 웃지요. 연기를 배운 적은 없지만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있어요. 동물적인 본능이랄까 그런 끼로 연기를 해요. 그의 재능을 발견한 연출가‘박인수’는 혁진 이를 자기 제자로 맡게 되요. ‘카드여왕’은 맘에 조금만 안 들면 목을 치라고 하고, 자신이 무조건 이기는 엉터리 크로켓 경기를 합니다.
악녀처럼 모든 카드나라 백성들을 지배하는 강한여왕의 이미지를 표현해야 되는데 많이 힘들어요.^^(웃음)

-실제 성격은 어떠세요?
“카드여왕이랑 많이 달라요. 극 중 여왕은 씩씩하고 활발하고 당차고 밝고 명랑한 여왕이죠.
저는 겉모습과 달리조용한 편이에요. 친한 친구들과는 많이 얘기하곤 하는데 평상시에는 말을 별로 안 해요. 낯을 가려요. 목소리 톤도 연극할 때와 많이 다르지 않나요?”

 -권혁진씨의 장점과 단점은 뭔가요?
“(잠깐 고민하다가)연기자로서 볼 때 저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거 같아요.
장점은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것 이구요, 관객들과의 약속이니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그리고 단점은 게으른 점이에요. 늦잠은 안자고 일찍 일어나는데요, 다른 면에서는 게을러요. 부지런해지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좌우명이 있다면요?
“좌우명은 ‘항상 웃자’에요. 제가 다혈질적이고 예민한 부분이 있어요. ^^; 그래서 항상 웃으려고 해요.”

-배우들 중에서 라이벌이 있나요?
“그럼요. 저는 저 자신하고 항상 싸워요. 게으르다는 것도 항상 생각을 하죠. 잘 했다고 칭찬을 해도 겸손해지려고 마음먹고 단점을 많이 들어서 고치려고 하구요. 전 자신감은 넘치는데 의지가 약해서 많이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연극 할 때 떨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연극 중에도 많은 생각들을 하고 고민도 많이 해요.”

 -연극할 때 정말 몰입해서 연기를 잘 하세요. 혹시 실수하신 적 있나요?
“심하게 틀린 적이 한 번 있었어요. 대사가 엉킨 거라면 다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데 동작 순서 하나를 놓치니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공연 때 보여 지는 열정은 어디서 나오나요?
“크게 내가 보여줘야겠다는 것보다 마음에서 나 오는 것 같아요. 저는 항상 ‘나는 연기를 하고 싶고 정말 배우를 하고 싶고 나는 또 그다음 또 그 다음 무대에 설 것이다 ’라고 마음속으로 말해요. 그런 것들을 저의 열정으로 보아주시는 것 같아요.”

 -평상시에는 주로 뭐하나요?
“체력을 보충하려고 잠을 자거나 영화를 보지요.”

 -연극 트레이닝은 어떻게 하나요?
“따로 하지 않아요. 무대에 서는 것도 트레이닝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을 할 때 매일 매일 더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도 트레이닝의 한 과정이 아닐까요?”

 -처음공연과 끝 공연, 무대에 설 때 기분이 어때요?
“첫 무대, 끝 무대 저에게는 모두 똑같아요. 하루하루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하는 만큼만 놓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무대에 서지요.”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 말하면 시켜주나요? (웃으며) 뮤지컬 많잖아요. 모두 해보고 싶어요. 제가 욕심이 많아서 하고 싶은 게 참 많아요. 어떤 배역을 맡든지 그 배역을 내 것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관객들한테 어떤 배우로 남고 싶어요?
“무대에 섰을 때 빛이 나고 나로 하여금 관객에게 즐거움, 웃음,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로, 부끄럽지 않은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 인생의 전화점이 된 사건(연극을 하게 된 배경)은요?
“웃찾사 개그맨을 하다 너무 힘들어서 선배를 만났는데 그 선배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 보는 사람하고는 말을 잘 못하고 쉽게 다가가는 편이 아니라서 걱정했어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많이 달라졌어요. 관객들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것, 발표하는 것 모두 너무 재미있었어요. 지금의 제가 너무 좋아요.”

 -연극할 때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라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그런 질문이 낯설게 들릴 정도로 절대로, 한 번도 없었어요. ‘정말 힘들다’라고 생각만 했지……. 전 연기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요. 제가 죽을 때까지 계속 하고 싶어요.”

 -인생의 모델링은 누구세요?
“부모님이요. 정말 존경하는 분이고 꼭 그렇게 살고 싶어요. 배우에서 모델링을 찾는 다면 글쎄요........ 연기하는 분들은 모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끝으로 개그맨 권혁진씨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관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오셔서 마음 편히 하루의 지친 마음을 공연을 보면서 푸셨으면 좋겠어요. 기쁜 장면에서는 함께 웃고 슬픈 장면에서는 함께 울기도 하고....... 이상한나라의엘리스에 앞으로도 계속 나오니까 사랑해주시고 앞으로도 지켜봐주세요.”
권혁진씨는 하루 2번의 공연을 마치고 몸이 많이 피곤할 텐데도 질문 하나하나에 정성껏 대답해주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고 그 길을 위해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나에게 커다란 자극이 되었다. 평생 배우로서의 길을 선택한 권혁진씨, 그의 앞날이 희망차 보이는 것은
지치지 않는 열정,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