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연극교육
이민수 극단여우와방앗간대표
프랑스는 1980년대 중반부터 고등학교에서의 예술교육을 다양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하여왔다. 그 결과 1980년대 초반에 3개의 과목(음악, 미술, 응용미술)에 지나지 않았던 예술관련 교과목이 80년대 말부터 7개의 과목으로 늘어나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이때 기존의 3과목에 예술사, 영화와 시청각, 무용, 그리고 연극이 새로 편성되었던 것이다.
프랑스가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이처럼 예술관련 과목을 확장하는 이유는 문화 지식사회라는 21세기를 대비한다는 국가적인 의지의 반영이며, 이로 인해 사실 상 예술과목을 선택하는 고교생의 수가 늘어 났다. 물론 수가 늘었다고 해서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보면, 이는 분명히 국가의 예술적 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고등학교 교육체계는 4년간의 중학교(참고로 초등학교는 5년) 과정을 마친 후 학생들은 3년간의 일반 공학고등학교(우리나라의 인문계 고등학교와 동일함) 또는 직업고등학교(우리나라의 실업계 고등학교와 동일함)에 진학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일반 및 공학고등학교에서의 예술 교육은 응용미술, 음악, 무용 등의 과목들은 고교 졸업 이후 더욱 심화된 과정(미술원Ecole des Beaux-Arts, 음악원Consevatoire de l'art musique, 대학교 등)을 통해 확실하게 직업과 연계되는 과목들이다.
그러나 대체로 고등학교 교육에 있어서의 예술관련 과목들은 동일 계통에서 직업을 갖는 것과 그렇게 큰 연관성은 없고,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요구하는 일반적인 문화 교육의 일환이다. 따라서 각 과목이 나름대로 고유한 영역이 있지만, 다음과 같이 공통적인 특성과 서로 유사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째. 다른 교과목과 마찬가지로, 예술관련 교과목도 학생들을 우선은 지식과 능력을 배양하고, 각자 고유한 개성을 소유하게 하며, 비판정신을 발달시켜, 민주사회에 기여하는 책임감있고 열린 시민으로 양성하려는 목표를 갖는다.
둘째. 예술에 대한 실기와 작품 감상을 통해서 신체와 감각과 감성을 발달시키고, 창조적인 생각과 실천을 유도하며 조금은 색다른 가치를 지향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이끌려는 목표를 갖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취미를 개발하고 예술적 능력을 테스트 할 기회를 제공하여, 차후에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는 목표도 있다.
교육내용을 보면 예술관련 각 교과목들은 서로 고유한 영역이 있지만, 첫째. 실기(pratique), 둘째. 문화(culture), 셋째. 기술 및 방법론(technique et m thodologique)이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째. 실기란 직접 경험해 보는 교육을 뜻하는데, 과목에 따라 개인(미술), 경우에 따라 개인 또는 그룹(무용, 음악, 연극), 그룹(영화 및 시청각)의 방법으로 실습이 행해진다. 예술사는 예술작품들과 직접 만나면서, 개인 또는 그룹의 방법으로 학문적이고 방법론적 차원에서 교육이 시행된다.
들째. 문화란 예술에 대한 지식 차원의 교육을 뜻하는데, 다양한 예술작품 및 운동, 예술가들의 글, 이론서, 자료 등을 접하면서, 우선 감성을 개발하고 그리고 예술사, 분석과 종합, 비판, 토론을 통해 사유의 지평을 넓힌다. 3학년 과정에서는 미(beau), 취미(go t) 등 중요한 미학적 주제들에 대한 이해로 확대된다.
셋째. 기술 및 방법론은 실제 교육에 있어서 도구나 재료의 사용법, 어떤 동작이나 움직임의 습득 등 기술적인 면과 교육 프로그램의 작성, 문제점의 발견, 평가 등 방법적인 면을 포괄한다.
이처럼 프랑스는, 이미 오래 전부터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는 인식 아래 자국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며, 나아가 그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전파하는 방향으로 문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연극은 프랑스 전통문화의 보고이며 동시에 미래시대의 새로운 예술을 여는 기초적인 예술형식이다. 따라서 연극예술을 육성하는 정책은 곧 프랑스 문화정책의 중요한 기둥이라고 할 수 있고, 연극육성정책의 중심에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의 연극교육의 활성화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정부의 지원금은 제외하고, 중앙정부로부터만 연간 3-4억 원의 특별지원을 받으며 전국의 102개 고등학교(일반 및 공학계)에서 위에 언급한 대로 연극의 이론 및 실기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이는 차후에 창조적인 전문가가 탄생될 수 있도록 토양을 다지는 정책이며, 나아가 수준 높고 주체성을 갖춘 일반 수용자 층을 양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프랑스 고등학교의 연극교육은 아직 중등과정에서 연극교육이 출발점에서 서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볼 때, 참고할 만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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